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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의 크리스천 일상

신뢰하고 맡길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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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명의 삶 묵상 에세이

 떠남 / 이용규 선교사

 뉴욕의 한 한인 교회에서 말씀을 전하고 밤늦게 비행기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을 때였다. 비행기를 갈아타려고 기다리면서 커피를 마시고 값을 계산하려는데, 주머니에 지갑이 없었다. 순간 하늘이 노래졌다.

급히 아내에게 전화해서 사정을 설명했다. 아내는 아이들과 함께 중보 기도를 하겠다고 했다. 나는 무작정 안내원에게 상황을 설명했고, 안내원은 내가 앞서 탑승했던 비행기 게이트로 전화를 걸었다. 확인 후 그녀는 내게 그곳으로 가보라고 했다. 비행기 승객 중 누군가가 내 지갑을 발견하고 게이트 직원에게 맡긴 것이었다. 나는 지갑을 찾은 뒤 부랴부랴 달려가 환승 비행기에 가장 마지막으로 올라탄 승객이 되었다.

 

집에 전화했을 때 아내가 말했다. "아이들에게 아빠가 무사히 돌아올 수 있도록 기도하자고 했더니, 아이들은 아빠가 지갑을 찾게 해 달라고 기도하는 거예요. 나는 가능할까 싶어 차마 그 기도를 못했는데, 아이들 믿음에 부끄러워지네요."

 

 예수님과 동행하다 보면 우리의 연약한 부분이 점차적으로 건드려진다. 우리가 주님의 빛 가운데 자신을 드러내면서 자아 깊숙한 곳에서 해결되지 않았던 걸림을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예수님을 끝까지 신뢰하고 그분 속에 자신을 맡길 때, 우리는 결국 우리의 연약함과 아픔을 통해서 그분의 풍요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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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을 하다보니 우리 가정의 일화도 생각이 난다.
 
오래전 일이다. 아이들이 초등학교 저학년 때의 일이다. 

배스킨라빈스를 한참 준비하며 가정예배를 드린 때였다. 아이들에게 말했다.

 

 "아빠와 엄마가 배스킨라빈스를 하기 위해 사업 준비를 하려는데...  아빠 엄마는 아직까지 준비된 돈도 없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할 상황이 아니지만, 기도하며 하나님의 음성에 인도함을 따라가려 하니 너희들도 기도할 때 같이 해 주겠니?"


 우리는 아이들에게 함께 기도하는 데 힘쓰자고 말했다.

 돌아가며 기도하자고 했다.

 하영이가 이렇게 기도했다.

 "하나님!! 우리 아빠에게 배스킨라빈스를 허락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이 일을 통해 더 좋은 일이 많게 해 주시고, 돈도 많이 벌고 행복하게 해 주세요."

 준비하게 해달라고 했더니 하영이는 사업 허락하심을 감사하며 기도했다.

 아이들보다 못한 나와 아내의 믿음에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

 

 정말 그 기도대로 하나님의 계획하심과 인도하심을 생생히 체험하며 배스킨라빈스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이 간증이 우리 교회에 유명한 일화가 되었고, 함께하시는 하나님을 깊이 만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아이들의 믿음이 어른인 우리를 앞서는 그 경험이 참으로 값지다. 그런 순수한 기도의 응답을 경험한 아이들이 자라면서 더 깊은 신앙의 고백이 이뤄지는 자녀가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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