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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의 독서

시...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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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의 일이다.

 카페에 자주 오시는 고객님께서 책을 빌려주셨다.

 몇 주 전에 서로 책에 대해 이야기 하던 중에, 나는 그 분께 추천도서를 알려드렸다.

 그러던 중 나의 이야기를 해 드렸다.

 

 교회 아이들과 독서 모임을 진행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는 지 몰라 많이 망설이고 있다는 이야기를 유심히 듣고 계시더니 추천해 주실 책이 있다고 하시면서 빌려주시겠다고 하셨다.

 

 그렇게 잊고 있었던 시간으로 일상을 지내고 있는데, 오늘 오셔서 진짜로 책을 빌려주시는 거다.

 그것도 방금 구입한 것 같은 두권의 채을 내미시는데, 얼마나 감사한지...

 

 책으로 크는 아이들. - 백화현 지음

 

 빨리 읽고 돌려드려야겠단 생각으로 집어든 책이 의외로 재미있고 의욕이 넘치게 만들었다.

 그 중의 저자의 큰 아들이 쓴 욕에 관한 시가 나를 배꼽 잡게 만들었다.

 

 남기고 싶어 이 자리에 글을 남긴다.

 출처는 위에 알려드렸듯이, 책으로 크는 아이들 중에 나온다.

 

 

 

 시발

             - 장벼리. 남강중 3학년

 

시발

 

시발시발

우리들에게는 오히려

친근감을 가져다주는 욕

 

친구의 따스한 한 마디

시발

정답게 길을 걷다

시발

 

우리는 우리는

시발이라는 무언가에 홀린 듯

시발시발 거린다.

 

어른들의 고지식한

잔소리를 들어도

우리의 마음 속에는

시발

 

모든 사람이 한번이라도

해본 말

시발

 

오히려 우리에게는

하루라도 안 들으면 허전한 말

그 말은

시발.

 

시발

나쁜 욕이지만

나에게는

시의 한 소재가 된다.

 

고맙다

시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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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 웃겨 죽는 줄 알았다.

 책에서도 말한바대로 안보여 주려한 시를 빼앗듯이 보고 나눴다는 그리고 책상을 치며 웃었다는 이야기에 나도 동감한다.

 

 새로운 발상으로 그의 통쾌한 시에 정말 새로움을 느낀다.

 시가 그만큼 가깝게 느껴지는 순간이기도 했다.

 

 너무 즐거운 책읽기라는 게 이런 식의 접근이 아닐까?

 그냥 무조건적인 주입식의 교육과 명령이 아닌 자발적인 상상력을 동원하면서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는 것.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의 보잘것 없는 수준의 능력으로 무엇을 해 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기 보다 같이 어떻게 하면 좋은 방향을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리라.

 

 그렇게 쉽게 가기로 결정했다.

 아이들과 나눌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간다는 생각.

 이 시작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제 조금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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